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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의 양주(楊朱) 비판과 그 철학사적 함의
초록
우리는 통상 고대 중국의 철학사를 서술할 때, 유가와 도가를 서로 대척적 위치에놓는다. 유가와 도가는 서로를 논적으로 삼아 비판하면서 성장한 철학적 입장인 것이다. 그런데 공자 다음으로 유가의 초석을 놓은 『맹자』는 도가가 아닌 ‘양묵’(楊墨)과의 대결을최우선적 소명으로 삼았다. 이른바 양묵(楊墨) 비판이다. 그런데 『맹자』만큼이나『장자』 또한양묵을 비판한다. 놀랍게도 고대 중국 문헌에서 ‘양묵’이란 표현은 『맹자』와 『장자』에만보인다. 그렇다면 『맹자』와 『장자』는 유가와 도가로서, 서로 대립적인 입장의 학파로 이해하는 것이 과연 적절할까? 더 큰 문제는 20세기 후반『장자』의 저자에 대한 연구에서 외편과 잡편의 몇몇은 ‘양주파’(楊朱派, 楊家, Yangism)의 저술로 분류된다. ‘양묵’이란 표현을 통해양주와 묵적에 대해 격렬한 비판을 하는 『장자』의 일부 저술이 양주학파에서 나왔다는 것은도대체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 걸까? 20세기 철학사의 건립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펑유란의 철학사는, 그가 철학사를 서술할 때의사상적 분위기 속에서 이해될 필요가 있다. 펑유란의 도가에 대한 규정은, 1920년대 이래『노자』와 『장자』를 이기주의 철학으로 비판했던 사상적 분위기 속에서 탄생한 것으로 볼 수있다. 펑유란은 당시의 도가 비판의 핵심이었던 극단적 이기주의 철학으로 설정하고, 『노자』와 『장자』는 이러한 이기주의를 극복한 철학으로 서술함으로써 도가를 구제했던 것으로보인다. 그런데『장자』에서 양주파 혹은 양가를 찾아냈던 학자들의 입장에서 보면, 『장자』는한편으로는 양주를 계승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양주를 격렬하게 공격하는 편들이 공존하는 텍스트가 된다. 이런 문제를 넘어서기 위해서는 한대(漢代)의 개념인 유가나 도가와 같은‘학파’(家) 개념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 오히려 규모가 더 작고 다양한 사제 공동체로서의 ‘자학’(子學)이라는 관점에서 보다 개방적으로 전국(戰國) 시대의 텍스트에 접근하는 것이필요함을 보여준다. 나는 이 글에서 세 가지 논의를 주로 이야기하고자 한다. 첫 번째로 펑유란의 ‘도가’와 그시대적 배경을 검토함으로써 20세기 도가와 한대 ‘도가’ 개념의 불일치를 논할 것이다. 두번째로 『장자』에 보이는 양주와 그 외 여러 문헌에 출현하는 ‘양주들’에 대해 검토함으로써, ‘양묵’과 양주는 별개의 맥락을 지닌다는 점을 주장할 것이다. 셋째로 『장자』와 『맹자』의‘양묵’ 비판을 살핌으로써, 나는 중국 고대철학을 논할 때 ‘제자’(諸子)와 ‘백가’(百家)를다르게 이해하는 것이 필요함을 주장할 것이다.
키워드
- 제목
- 『장자』의 양주(楊朱) 비판과 그 철학사적 함의
- 제목 (타언어)
- Zhuangzi ’s Critigue to Yangzhu(楊朱) and its Implications in the Historiography of Early Chinese Philosophy
- 저자
- 김시천
- 발행일
- 2025-01
- 저널명
- 철학∙사상∙문화
- 호
- 47
- 페이지
- 31 ~ 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