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99년(정조 23) 초계문신 고식과강(故寔課講)의 성격과 특징

A Study on the Nature and Characteristics of the Chogye Munsin Gosik Gwagang (故寔課講) in 1799

초록

고식(故寔)은 경서나 역사서에 수록된 고사(故事) 내용을 먼저 제시한 다음 그와 관련된 학문적·정치적 견해를 개진하는 글쓰기 방식이다. 제술 위주의 초계문신 교육에 불만이 있었던 정조는 이를 해결할 방안의 하나로 1799년 초계문신 평가에 고식을 도입하였다. 정조는 고식을 시행하게 되면 초계문신들이 화려한 문체에만 마음을 쏟는 폐단에서 탈피하여 국정 운영에 필요한 실질적 학문에 힘쓰게 될 것으로 기대하였다. 정조의 지시에 따라 규장각에서는 「초계문신응시고식조례(抄啓文臣應試故寔條例)」를 마련하여 정조에게 보고하였다. 고식 평가는 초계문신들이 경서·역사서·성리서(性理書)·국조고사(國朝故事) 등에서 고사를 선택하고 이를 주제로 자신의 의견을 개진한 조문(條文)을 작성하여 올리면, 정조가 이를 직접 검토한 다음 평가 의견을 담은 비답(批答)을 내려주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정조와 규장각의 당초 계획은 제술 시험인 초계문신 친시(親試)에 고식을 적용하는 것이었지만, 실제 시행에서는 과강(課講)에 적용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이는 초계문신 교육에서 강(講)의 비중을 높이려던 정조의 계획이 일정 부분 후퇴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국조고사 고식은 조선 역대 왕들의 국정 운영, 각종 정책과 제도, 주요 학자·관료들의 언행 등에 관한 고사를 바탕으로 국정 현안에 대한 견해를 개진하는 글쓰기이다. 조선의 고사를 기반으로 현재의 문제를 다룬다는 점에서 국조고사 고식은 다른 고식에 비해 정치적 성격이 강했다. 초계문신들은 국조고사 고식 조문을 통해 국정의 기본 원칙, 구체적인 제도와 정책, 민생 문제 등에 대한 견해를 제시하였다. 또 이들은 국정 운영 방식이나 현행 제도에 문제와 폐단이 있는 경우 그 대상이 국왕 정조라 하더라도 강하게 비판하며 시정과 개선을 요구했다. 정조는 국조고사 고식에 대한 비답에서 정치의 원칙과 근본의 문제를 다룬 조문을 높이 평가한 반면, 세부적인 제도나 정책을 다룬 조문에는 상대적으로 박한 평가를 내렸다. 또 국정 운영에서 제도의 유무보다 관료들의 책임감이 우선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즉 정조는 초계문신을 비롯한 관료들 개개인이 국정 운영의 대경대법(大經大法)을 체득하고 실천하면 구체적인 정책과 제도는 자연스럽게 따라온다고 생각했으며, 이러한 자신의 정치적·학문적 지향을 비답을 통해 초계문신들에게 관철하고자 했다.

키워드

고식(故寔)정조초계문신「초계문신응시고식조례(抄啓文臣應試故寔條例)」국조고사 고식(國朝故事故寔)Gosik(故寔)King JeongjoChogye Munsinthe Regulations on the Gosik Examination for Chogye MunsinGukjogosa Gosik(國朝故事故寔)
제목
1799년(정조 23) 초계문신 고식과강(故寔課講)의 성격과 특징
제목 (타언어)
A Study on the Nature and Characteristics of the Chogye Munsin Gosik Gwagang (故寔課講) in 1799
저자
강문식
발행일
2025-06
저널명
한국문화
110
페이지
33 ~ 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