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 여부가 불확실한 수술의 위험을 인수하는 환자의 자기결정권 행사의 조건 -대법원 2014. 6. 26. 선고 2009도14407 판결이 갖는 이론적 함의를 평석하며-

Conditions for Exercising a Patient’s Right of Self-Determination in Bearing the Risks of a Surgery with Uncertain Survival -An Analysis of the Theoretical Implications of Supreme Court Decision 2009Do14407, Delivered on June 26, 2014-

초록

의사가 환자에 대하여 수술과 같은 침습적 성격의 치료행위를 하는 경우 그 치료행위와 이로 인한 신체 침해의 결과는 확실히 상해죄를 구성한다. 그렇더라도 이러한 치료행위는 형법 제24조 소정의 피해자의 승낙으로 위법성이 조각되어 죄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 판례와 학설에 따르는 결론이다. 이 피해자의 승낙 이론을 환자가 사망한 사건에도 똑같이 적용할 수 있을지에 대해 물음이 제기된다. 환자는 건강을 회복하기 위해 의사에게 진료를 받는 것이지 자신의 생명을 고의로 침해할 것을 의사에게 승낙하지 않는다. 만일 그러한 승낙이 있더라도 그에 따른 의사의 의료행위는 형법 제252조 제1항이 규정하는 승낙살인죄에 해당하여 처벌을 받는다. 결국 수술에 동의하는 피해자의 의사표시가 있었고 수술 도중에 환자가 사망한 경우에는 의사의 죄책으로서 과실범, 즉 업무상과실치사죄를 검토할 수밖에 없게 된다. 이 문제는 기존에 과실범에 대하여도 피해자의 승낙이 가능하냐고 하는 쟁점으로 거론되었다. 그러나 근래에 선고된 대법원판결은 환자의 동의를 얻어 위험한 수술을 집도한 의사에게 피해자의 승낙에 관한 법리를 적용하지 않고 새로운 판시를 하며 무죄를 확정하였다. 해당 사건의 환자는 무수혈 방식의 수술을 요구하였고, 의사는 그 수술 방식의 위험성을 설명하고 환자의 동의를 얻어 수술을 집도하였다. 해당 집도의는 무수혈 수술 도중에 환자가 과다출혈을 일으켜 생명이 위태로운 상황에서도 환자의 의사에 따라 수혈을 하지 않았고, 환자는 사망하였다. 이 사건에 관하여 대법원판결은 피해자의 승낙이라든가 위법성의 조각이라는 법리를 전혀 검토하지 않았고, 의사에게 진료상의 주의의무 위반이 없었다는 판시만 하며 업무상과실치사죄의 구성요건해당성을 부정했다. 이에 대하여 기존의 평석은 피해자의 승낙이라든가 의무의 충돌이라는 관점에서 대법원판결을 분석하려 하나, 이는 동 판결의 취지를 오해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환자의 의사에 따라 생명 침해의 위험이 있는 수술을 의사가 집도한 것은 과실행위가 아니며, 그것이 이번 대법원판결의 판시 속에 담긴 함의이다. 의사의 수술이 과실행위가 아니게 되는 까닭은 환자가 책임면제각서로 그 수술의 위험을 인수하였기 때문이다. 의사에게 업무상 과실이 없었다고 보는 조건으로 본건 대법원판결은 첫째, 의사의 설명의무 이행으로 환자의 자기결정권이 유효하게 행사되었을 것; 둘째, 그 자기결정권의 행사가 생명과 대등한 가치가 있다고 평가되거나 양자를 비교형량하기 곤란한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것, 이 두 가지를 제시하였다. 이 판시 내용은 위험의 인수의 두 가지 요건을 정확하게 언급하는 것이다.

키워드

무수혈 수술자기결정권의사의 설명의무피해자의 승낙의무의 충돌위험의 인수Non-transfusion SurgeryRight to Self-determinationDoctor’s Duty to ExplainVictim’s ConsentConflict of DutiesAssumption of Risk
제목
생존 여부가 불확실한 수술의 위험을 인수하는 환자의 자기결정권 행사의 조건 -대법원 2014. 6. 26. 선고 2009도14407 판결이 갖는 이론적 함의를 평석하며-
제목 (타언어)
Conditions for Exercising a Patient’s Right of Self-Determination in Bearing the Risks of a Surgery with Uncertain Survival -An Analysis of the Theoretical Implications of Supreme Court Decision 2009Do14407, Delivered on June 26, 2014-
저자
김준호
DOI
10.29305/tj.2025.12.211.277
발행일
2025-12
유형
Y
저널명
저스티스
211
페이지
277 ~ 3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