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라 한의 소설 『흐릿한 사진들』(2003)에 나타나는 사후세대의 기억방식과 매체적 기억

Mediale Erinnerung und die Erinnerungsform in Ulla Hahns Roman Unscharfe Bilder (2003)

초록

이 논문은 1990년 이후 독일 기억문학에 나타나는 기억형식의 변화와 매체적 기억 형식의 한계와 가능성을 울라 한의 소설 『흐릿한 사진들』을 중심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일종의 사후적 기억으로서 사후세대의 기억은 경험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서사 및 표상 과정’을 통해 매개되고 구성되는 특징을 보인다. 특히 이와 같은 기억의 유형에서 기억을 촉발하는 매체들이 등장하는데, 아스만에 따르면 장소와 사물을 포함하는 이들 매체들은 기억의 ‘방아쇠’와 같은 역할을 하고 이렇게 감각적으로 일깨워진 기억은 언어적 과정을 통해 다시쓰기로 이어진다. 2차 세계대전 독일-소련 전쟁에서 나치군의 민간인 학살을 찍은 한 장의 사진으로 시작되는 울라 한의 소설은 기억과 망각이 교차하는 ‘가족기억’의 구조 속에서 동부전선에서 있었던 나치 범죄를 다룸과 동시에 사후세대의 매체적 기억 유형을 잘 보여주고 있다. 전쟁에 직접 참여한 경험세대 아버지의 기억은 망각에 빠져 있는 반면, 전쟁을 겪지 못한 딸은 흐릿한 사진을 중심으로 당시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재구성해 내고자 한다. 여기서 흐린 사진에 의존하는 딸의 기억은 결국 모호한 상태로 끝나지만, 그러나 이 모호함을 드러낸 흐림의 미학이야말로 기억은 이제 사후세대의 몫임을 시사하고 있으며, 여전히 기억행위를 통한 ‘다시 쓰기’의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키워드

mediale Erinnerung; Ulla Hahn; Postmemory; unscharfe Bilder; übersetzen; 매체적 기억; 울라 한; 포스트메모리; 흐린 사진; 옮겨 쓰기
제목
울라 한의 소설 『흐릿한 사진들』(2003)에 나타나는 사후세대의 기억방식과 매체적 기억
제목 (타언어)
Mediale Erinnerung und die Erinnerungsform in Ulla Hahns Roman Unscharfe Bilder (2003)
저자
구연정
DOI
10.31064/kogerm.2017.58.1.155
발행일
2017-03
저널명
독어독문학
권
58
호
1
페이지
155 ~ 1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