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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증여문서에 관한 연구 - 고문서 분류체계에 대한 새로운 방식 제안을 겸하며 -
초록
근래 여러 기관에서 고문서의 수집이 이루어지고 있고, 이제는 그 분량 또한 방대해졌다. 고문서를 발굴하여 갈무리하는 데에 그 분류는 필수적이라 할 수 있는데, 고문서 수집⋅정리의 가장 큰 기관이라 할 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과 서울대학교 규장각한국학연구원의 분류 방식이 현재 양대 표준이 되고 있다고 할 만하다. 전자는 내용상의 분류를, 후자는 형식적 기준을 기초로 한다. 이런 구분은 큰 갈래의 토대를 따진 데 지나지 않으며, 어느 쪽도 하나의 방식만으로 전체 체계를 구성할 수는 없다. 고문서의 체계적 활용을 위해서 그 분류 체계에 다시 신경을 써야 할 때가 되었다고 본다. 그러려면 무엇을 기준으로 하여 어떤 방식으로 할 것인지가 문제이다. 이에 관하여 일단 문서의 발급자라는 형식적 기준으로 가르고, 그 분류 안에서는 내용에 따라 배정하는 방식을 제안한다. 그 작업의 예시로서, 우선 사적 주체들 사이에서 작성된 고문서 가운데 법률효과에 관한 의사표시가 체현되어 있는 문서를 법률문서라 일컫고, 그지향하는 법률효과를 기준으로 삼는 문서 분류를 시도하였다. 상속인지 계약인지, 또 계약 가운데서도 매매인지 증여인지 따위로도 기준을 정하고 그에 관한 개념 정의를 뚜렷이 한 뒤 분류 항목으로 삼는 방안도가름을 명확히 하는 데는 더 나을 수 있다. 여기서는 오늘날 이해되는 증여라는 개념으로 고문서를 분류해보았다. 계약 당사자 일방만이 의무를 부담하는 편무계약이라는 증여의 특성은 문서 형식의 차이에서도 드러낸다. 증여문서는 한쪽만 재산권을 얻게 되는 납득할 만한 이유를, 상속인 될 다른 이를 배제할 만한 사유를 적어야 하는 의의가 두드러진다. 매매문기에는 거래의 사유를 그저 “쓸 데가 있어서”(要用所致以)라고 적어도 되고 그것이 일반화되기까지 했다는 사실과 비교해 볼 수 있다. 조선시대 증여문서를 그간 연구의 동향과 성과를 반영하고 개념의 정교화를 통해 갈래를 나누었다. 우선 분재기의 기존 분류 명칭에 대해 명확한 기준을 정해 개념을 뚜엿이 설정하였다. 그리하여 분깃은단독행위인 유증에, 화회는 상속재산의 분할에 맞춰 정의하였다. 증여계약에 해당하는 것이 별급과 허여로서 그 둘의 나눔은 수증자가 직계비속인 경우와 그밖의 친족인 경우를 기준으로 하였다. 실례에서 이들 용어가 꼭 그런 의미로만 상용되지는 않았으며 혼용되기까지 하는데, 실은 그 때문에 개념을 확정할 필요가 있다. 피붙이를 벗어난 증여의 문서로는 기상문기와 헌납문기가 있다. 기상은 노비가 자식이 없는 노비가 법에따라 상전에게 재산을 바치는 것인데, 탈법적인 수탈의 수단이 되기도 하여 문제 되었다. 헌납은 오늘날 사단이나 재단에 기부하는 것에 견줄만하며, 당시에는 ‘입납’이라는 용어로 하였다. 이렇게 증여문서를 기상⋅헌납문기의 네 가지로 분류하는 기준은 수증자에 따른 구별이다. 그리고 친족사이에서 이루어지는지, 그것을 벗어나 실행되는지의 잣대로 앞의 둘과 뒤의 둘을 따로 묶어 볼 수 있다. 그렇게 갈래 나눔을 할 때, 전자는 물려준다는 성격이 기반이 되고 후자는 바친다는 모양새를 갖는다. 고문서의 분류 체계를 검토하고 수립하는 작업은 문기들의 활용도를 높이는 일이 될 뿐 아니라, 그 과정에서 이해 수준도 향상되는 상호작용을 기대할 수 있다.
키워드
- 제목
- 조선의 증여문서에 관한 연구 - 고문서 분류체계에 대한 새로운 방식 제안을 겸하며 -
- 제목 (타언어)
- A Study on Gift-Related Documents in Joseon - Proposing a New Approach to the Classification Framework of Historical Documents -
- 저자
- 임상혁
- 발행일
- 2025-04
- 저널명
- 古文書硏究
- 권
- 66
- 페이지
- 97 ~ 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