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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스토텔레스의 수사추론은 약식 삼단논식인가?
초록
서양철학에서 엔튀메마는 전제나 결론이 생략된 삼단논식이기에 언제부터였는지 꼭 집어 말할 수는 없지만 전통적으로 약식 삼단논식으로 간주되었다. 한편 19세기 후반부터 아리스토텔레스 수사학이 학적 관심의 대상으로 부상하면서 엔튀메마에 대한 저러한 이해의 뿌리가 아리스토텔레스에 있다는 생각이 힘을 받았다. 그 결과 아리스토텔레스 수사학 연구자들 가운데서도 엔튀메마를 주저 없이 약식 삼단논식으로 해석하는 사람들이 나왔다. 그러나 과연 아리스토텔레스의 『수사학』에 나오는 엔튀메마가 약식 삼단논식이냐는 것이 이 글의 물음이다. 이 글의 주장은 아리스토텔레스의 엔튀메마는 약식도 아니고 삼단논식도 아니라는 것이다. 먼저 아리스토텔레스의 엔튀메마가 삼단논식이 아닌 이유는 이렇다: 아리스토텔레스가 엔튀메마를 syllogismos의 일종이라고 정의하기 때문에 그것을 근거로 사람들은 엔튀메마를 ‘삼단논식’이라고 단정하는데, 아리스토텔레스의 ‘syllogismos’는 시종일관 ‘연역’을 의미할 뿐 ‘삼단논식’을 의미하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아리스토텔레스의 『수사학』을 이해하는 데 그의 삼단논법 이론이 필수적이냐 하면 그렇지도 않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엔튀메마가 생략된 형식이 아닌 이유는 무엇인가. 아리스토텔레스가 『수사학』 1권2장과 2권22장에서 결론을 멀리서부터 끌어내서는 안 된다거나 자명한 전제까지 주저리주저리 늘어놓을 필요가 없다는 점 등을 언급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전제를 사용할 때 청중의 특성을 어떻게 반영할 것인지에 대한 선택적 지침이지 전제의 수를 제한하는 등의 엔튀메마의 정의가 아니다.